최근 경찰 조직 내부에서 심상치 않은 인력 유출의 징후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복잡한 법리 검토와 영장 작성 등을 담당하는 핵심 법조 인력(경찰 변호사)들이 대형 로펌은 물론, 신설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대거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의 적극적인 변호사 채용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떠나는 엘리트 인력은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오늘 '경제적 자유' 블로그에서는 경찰 법조 인력의 엑소더스 현상이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원인을 4가지 측면에서 냉철하게 분석하고, 우수 인력을 붙잡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1. 현상: 수사 전문가들의 도미노 이탈과 중수청의 등장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변호사 출신 경찰관의 퇴직 규모는 2021년 8명에서 2024년 29명, 지난해에는 32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올해 상·하반기를 합쳐 역대 최다인 70명의 변호사를 경력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순증한 인력은 고작 7명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정부가 부패, 경제, 금융, 마약 등 중대범죄 수사를 전담할 '중수청' 신설을 추진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중수청 입장에서는 수사 경험과 변호사 자격을 모두 갖춘 경찰관이 즉시 투입 가능한 최고의 인재이며, 경찰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중수청이 '더 나은 경력 관리와 승진을 위한 매력적인 중간다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 핵심 수사 인력이 경찰을 떠나는 4가지 결정적 이유

그렇다면 왜 엘리트 그룹은 안정적인 경찰 조직을 등지고 떠나는 것일까요? 현장의 목소리와 조직 구조를 뜯어보면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드러납니다.

① 지역근무 순환제와 잦은 타청 발령의 폐해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중간 간부급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근무 순환제'와 강제적인 타 시·도청 발령입니다. 뛰어난 법률 지식과 수사 노하우를 특정 지역과 부서에서 깊이 있게 활용해야 할 전문가들을, 획일적인 인사 룰에 끼워 맞춰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순환시키는 것은 업무 연속성을 끊고 조직에 대한 소속감을 잃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② 수사 환경 변화 속 법률 전문가의 부재 우려

최근 몇 년간 검경 수사권 조정과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등 형사 사법 체계가 급격히 요동쳤습니다. 경찰의 1차 수사 종결권 등 권한과 책임이 막중해진 마당에, 복잡한 경제 범죄와 첨단 범죄의 법리를 다룰 '전문가'들이 다 빠져나가면 도대체 누가 제대로 된 수사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이는 결국 국민의 피해로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③ 시장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처우와 보상의 격차

자본주의와 노동 시장의 냉혹한 진리입니다. 인재는 자신을 더 대우해 주는 곳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대형 로펌의 막대한 연봉은 차치하더라도, 새롭게 신설되는 중수청이 경찰보다 훨씬 유리한 직급과 처우, 수당을 보장한다면 굳이 박봉과 열악한 환경의 경찰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④ 수사 부서 기피 현상과 꽉 막힌 승진 구조

현재 경찰 내에서 수사 부서는 이른바 '기피 대상 1호'입니다. 처리해야 할 사건은 폭등하는데 인력은 부족하고, 민원인의 압박은 거셉니다. 게다가 조직 내부에서는 변호사 출신들을 "어차피 경력만 쌓고 언제든 떠날 사람들"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탓에 핵심 승진(총경 등) 라인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일은 가장 고된데 보상과 승진은 막혀 있는 셈입니다.

3. 경찰 내 엘리트 그룹 보강을 위한 3가지 현실적 해법

조직의 명운을 가를 엘리트 그룹의 엑소더스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료주의적 인사 제도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합니다.

  • 전문 직렬의 독립성 보장 및 지역 순환 예외 적용: 변호사, 회계사 등 특채 인력은 일반 경찰과 다른 '전문 수사관 직렬'로 분리하여 잦은 타청 발령이나 지역 순환 근무에서 예외를 두어야 합니다. 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업무의 안정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 승진 T/O 분리 및 인사 고과 현실화: '언제든 떠날 인력'이라는 편견을 지우고, 이들이 수사 부서에서 세운 공로가 확실한 승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조 인력 전용 승진 T/O'를 대폭 확대 배정해야 합니다.

  • 파격적인 수당 현실화: 로펌 수준의 연봉은 맞출 수 없더라도, 중수청이나 타 국가기관에 뺏기지 않을 수준의 '전문 수사 수당'을 신설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4. 맺음말

치안과 수사는 국가 인프라의 핵심입니다. 날로 고도화되는 범죄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두뇌 집단이 경찰 내부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중수청 출범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경찰 지휘부가 엘리트 인력을 지켜낼 파격적이고 실효성 있는 인사 혁신안을 내놓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본 포스팅은 경찰청 발표 자료 및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인재 유출 현상과 인사 조직 시스템의 문제점을 분석한 주관적인 시사·경제 칼럼입니다.]